미드나잇 스페셜

그 해 테이크 쉘터로 잊지못할 강렬함을 남겨주었던 제프 니콜스 감독의 미드나잇 스페셜은 올 해 상반기 내가 본 최고의 작품이다. 까이에가 만점에 가까운 별점을 날렸던 토드 헤인즈의 캐롤 보다도, 핑거스미스의 빅토리아 시대의 풍경을 자신만의 미장센의 공간으로 끌어들인 박찬욱의 아가씨 보다도, 그리고 기독교와 샤머니즘의 이종교배 그러나 결국은 하나인 곡성보다도 훨씬 흥미롭고 흥분되는 작품이었다. (사실 세 영화는 기대보다 또는 소문보다 별로였다)

나는 요즘 본 영화들이 자꾸만 단순한 은유적 장치를 집어넣고 관객에게 영퀴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속 영퀴는 예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비평이 사라지고 정보만 넘쳐나는 사회를 통해 그 영퀴를 많이 맞추는 자가 뛰어난 식견을 갖은것 처럼 보여지게 되는 것은 쓸쓸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퀴즈가 아니다. 그 퀴즈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일 것이다. 예를 들면 미드나잇 스페셜에도 수많은 영퀴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크로스 인카운터나 E.T에서 가져온 모티브들이 단연 눈에 보이는데 중요한것은 그것을 통해 감독 제프 니콜스는 무엇을 보느냐일 것이다.

제프니콜스는 테이크쉘터에서도 커티스의 정신강박적 세계관과 우리의 이성적 세계관을 놓고 충돌시킨적이 있다. 그것처럼 미드나잇 스페셜에서도 sf장르를 가지고 초자연적 세계관과 이성적 세계관으로 나눈 다음 나란히 놓고 추격전을 시작한다.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는 아버지와 그들을 쫒는 정부, 그리고 아이가 메시아라고 굳게 믿는 종교단체의 추격전이 계속된다. 우리는 여기서 누가 정말 옳은지 알수 없다. 단지 서로가 진실이라고 굳게 믿는 입장만 있을 뿐이다. 그 서로 다른 세계가 어떻게 충돌하고 서로를 설득하며 흡수되는가 – 그게 이 영화의 핵심이다. 그래서 감독은 기존 영화들과는 달리 어느 한쪽편에 서서 시작하지 않고 객관적인 사건들을 나열하며 영화를 진행시킨다.

그리고 항상 감독은 전작에서도 그렇듯이 이성의 반대편에 선다. 초자연적 이미지와 현실의 이미지를 끝내 충돌시키고 그 낯설음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음 영화에 돌아서려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경외감을 갖게된다. 나를 경외케 하는 설명 불가능한 타자의 세계. 비이성적 비합리적이라 무시했던 세계를 통해 얻는 숭고함. 그래서 끝내 영화는 영화에 설득 당한 나를 돌아보게 한다. 더불어  미드나잇 스페셜은 이성적 비이성적 세계관을 병치하고 히치콕으로부터 얻은 서스펜스를 통해 스필버그를 관통하고 우리가 한때 나이트샤말란에게 기대했던 모든것이 한자리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더없이 의미심장하고 감동적이다.